2014. 10. 03

한국경제

초등교사 출신 28세 CEO '스마트폰 속 작은 교실' 앱으로 대박

WSJ “한국을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이끄는 인물”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4년 교사생활 접고 본격 사업가로
“수백통 메일 본척도 않던 투자자들, ‘구글이 뽑은 회사’라니 반응 달라져”
9개월 전까지만 해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학과 국사 과학 등을 가르쳤던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28·사진). 4년간 초등학교를 생활 터전으로 살아온 조 대표의 요즘 활동 반경은 ‘글로벌’로 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 런던 등을 오가며 현지 기업인들과 함께 일한다. 정보기술(IT) 업계의 떠오르는 벤처기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래스팅’이 구글의 눈에 띄면서부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최첨단 기술을 알려 오던 한국이 이제 소프트웨어 강국으로의 야망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면서 클래스팅의 조 대표를 집중 조명했다.

클래스팅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연결해주는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수업 내용과 학습 자료, 알림장, 비밀 상담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속 작은 교실’의 개념이다. 지난해 11월 정식 오픈한 뒤 40~50대 교사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전국 1만1000여개 학교 중 절반이 넘는 곳에서 이용하고 있다. 해외 접속도 60여개국으로 늘었다.

조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과 교사 간 첨단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달랐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술, 교사들이 어려워하는 기술 간 격차를 좁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교사직을 그만뒀다. 더 나은 교실문화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 교사 일을 병행할 수 없을 만큼 커져서다. 조 대표는 “4년간의 교사 경험이 없었다면 학교에서 정말 필요한 게 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 분야에서는 무조건 앞선 기술을 도입하거나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사용자들이 머물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500명의 교사가 자발적으로 자문단을 꾸려 쓰면서 불편했던 부분, 좋았던 부분 등을 피드백해 주는 게 최고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컴퓨터 교육을 전공한 조 대표는 2010년 서울교대 대학원 논문에서 클래스팅을 구상했다.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하던 친구 유재상 씨를 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해 본격적인 앱 개발에 나섰다. 디자인 부문 대표도 구하고,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공채를 실시해 카이스트 출신 직원 2명을 선발했다. 올봄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94만1000달러(약 10억원)를 투자받았다.

클래스팅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코리아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다. 이 대회에서 우수 스타트업으로 두 개의 상을 거머쥔 클래스팅에 구글 측은 “실리콘밸리의 큰손들에게 클래스팅을 마음껏 알려보라”고 제안했다. 조 대표는 “수백 통씩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해도 본 척도 안 한다는 투자자들이 ‘구글이 뽑은 회사’라고 하니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더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더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공유해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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