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3

동아일보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기술 접목한 수업으로 공교육 살려야죠”

“아무도 졸지 않는 ‘교실 혁명’으로 공교육을 살려보고 싶어요.” 4년 전 안정된 직업인 교사를 그만두고 가장 모험적인 직업인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33)의 말이다. 모두가 “미쳤다”고 만류하던 일을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가 궁금해 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뜻밖에도 ‘공교육 살리기’를 언급했다.

클래스팅은 알림장, 학습자료 게시, 과제 제출 등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통에 특화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교사 학생 학부모 등 4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조 대표가 인천 동방초등학교 재직 당시 손수 만들어 학생들과 사용했는데 교사들 사이에서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창업에 이르렀다. 최근 개인이 숙제를 하면 미진한 부분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클래스팅 러닝’ 서비스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초등 교사 재직 시 교실에다 학생 수십 명을 모아놓고 책 펴고, 받아 적고, 외우도록 하는 수업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토론식 수업을 하거나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개인 지도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과거 한국 학생들은 70, 80명씩 모여 공부해도 학교를 가고 싶어 했죠. 지금 학교는 수학수업은 학원과, 체육수업은 게임과 경쟁해야 합니다. 기술을 접목한다면 즐거운 교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교사는 아직도 시험지를 빨간 펜으로 채점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짝꿍끼리 바꿔 채점하도록 한다. 일일이 점수를 입력한 뒤 학기가 끝나면 평가자료로 쓴다. 클래스팅은 이런 과정을 ‘과제 내기’ 버튼으로 통합했다. 학생은 ‘분수 성취도 90%, 도형 성취도 60%’라는 세세한 분석이 담긴 성적표까지 받아볼 수 있고, 교사는 다음 날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

“교사들은 기술을 무서워하는데 학생들은 이미 기술과 아주 친숙하죠. 50대 부장 선생님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복잡한 기술은 숨기고, 단순한 버튼만 남겨둔 것이 인기 비결이죠.”

조 대표는 교사의 역할이 진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교사는 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 최종적으로 이런 수업을 구현하는 ‘클래스팅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행 학교 1곳당 지원되는 공교육 예산만으로 교실 혁명이 가능한 ‘샘플 학교’를 실험해 보고, 널리 보급하고 싶습니다. 수백억 원씩 투자한 학교는 소수 학생만 혜택을 보니까요.”

우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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