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2. 13

한국경제

학습진도 자동 관리하는 앱 "학생·학부모 400만명이 쓰죠"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데도 전국 400만 명의 학생·학부모가 이용하는 교육 앱(응용프로그램)이 있다. 학급 관리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공지능(AI) 교육 콘텐츠 추천 기능까지 갖춘 에듀테크(교육기술) 서비스 클래스팅이다.

클래스팅은 교사가 스마트폰 앱에서 학급을 개설해 각종 공지를 하거나 사진, 영상, 파일 등을 공유할 수 있다. 학생이 비밀상담을 신청하면 온라인으로 교사가 상담해준다. AI가 학습 자료를 자동으로 추천하거나 학습 진도를 관리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사진)는 창업 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다. 그는 “교사 입장에서 쓰기 편한 서비스를 내놓고 싶어 클래스팅을 개발했다”고 했다. 학교의 소프트웨어는 사용이 불편할뿐더러 학생 개별 관리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기존 프로그램에 적응하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조 대표는 직접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고교 친구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인천과 대전을 오가며 개발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2011년 조 대표는 근무하던 학교에서 클래스팅 초기판을 시험했다. 함께 쓰던 주변 교사들 사이에서 ‘쓰기 편하다’는 입소문이 나자 클래스팅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서버 비용이 한 달에 500만원씩 나와 교사 월급으로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용 규모가 커지자 조 대표는 창업을 결심했다. 클래스팅은 2012년 한국인터넷진흥원, 구글 등이 주최한 ‘글로벌 K스타트업’ 대회에서 ‘구글 특별상’을 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에릭 슈밋 전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의장이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클래스팅을 언급하기도 했다.

클래스팅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에듀테크 매체인 에듀케이션테크놀로지인사이트로부터 글로벌 10대 에듀테크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달 초엔 대만 교육부로부터 디지털 교육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장관상을 받았다. 조 대표는 “클래스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해외 진출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스팅은 공교육 분야에서 성공한 에듀테크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 대표는 “낡은 공교육의 문제를 기술로 개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실의 정보기술(IT)화를 막는 가장 큰 문제는 교사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구조라고 했다. 영국과 미국처럼 각 학교에 예산 관련 권한을 부여하면 교사의 의견이 반영돼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나온다는 게 조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클래스팅의 성과는 교사의 시점에서 서비스를 개발한 덕분”이라며 “개별 학교에서 변화를 시도하면 공교육 분야도 에듀테크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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